GROOVE ARCHIVE
← 한국 음악
김현식 III

한국 음악 / 1980년대 · 1986

김현식 III

김현식

이 음반을 듣는 이유

거친 음색 안에서 노래마다 호흡과 무게를 바꾸는 김현식의 세 번째 앨범.

음악과 함께 읽기

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우리말과 음악의 시대

김현식의 목소리는 쉽게 매끈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김현식 III》를 듣는 즐거움은 거친 소리가 더 거칠어지는 순간에만 있지 않다. 한 문장을 조심스럽게 시작했다가 뒤에서 힘을 넓히는 방식, 반주가 계속 움직이는 동안 목소리가 잠깐 머무는 방식이 곡마다 다른 표정을 만든다.

1986년에 나온 세 번째 정규 앨범이다. 현재 비욘드뮤직의 유통 자료는 열한 곡을 제시하며, 당시 서라벌 LP의 마지막에 있던 「고향의 봄」은 빠져 있다. 여기 연결한 판도 이 열한 곡 구성을 따른다. 앞부분의 「우리 이제」는 노래이고, 마지막에는 같은 제목의 하모니카 연주곡이 놓인다. 두 곡을 중복 항목으로 지우거나 현재 목록을 당시 LP 전체와 같다고 생각하면 음반의 형태를 잘못 읽게 된다.

음색보다 문장의 움직임

거친 목소리라는 설명만으로는 「가리워진 길」과 「비처럼 음악처럼」의 차이를 충분히 말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소리의 표면뿐 아니라 힘이 들어오는 자리다. 음을 짧게 놓을 때와 길게 끌 때, 다음 문장으로 바로 갈 때와 숨을 남길 때의 차이를 따라가 보자. 반주가 빈틈없이 움직이더라도 노래는 모든 순간을 채우지 않는다. 목소리의 밀도가 달라질 때 곡의 거리도 달라지고, 같은 가수의 노래가 한 가지 정서로 고정되지 않는다.

대표곡 밖으로 나가기

「비처럼 음악처럼」만으로 이 음반을 기억했다면 첫 곡 「빗속의 연가」부터 차례로 들어볼 만하다. 「떠나가 버렸네」를 지나 대표곡에 도착하면, 이미 여러 리듬과 문장의 길이를 경험한 귀가 그 발라드를 받게 된다. 뒤쪽의 「그대와 단둘이서」와 「쓸쓸한 오후」도 제목의 인상만으로 같은 슬픔에 묶지 말자. 마지막 하모니카 연주곡에서는 말이 사라진 뒤에도 선율이 어떻게 남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한 가수의 음색보다 넓은 앨범의 폭이 그때 드러난다.

전기를 잠시 내려놓고

김현식의 노래를 언제나 생애의 결말과 함께 듣는다면, 이 시기 연주의 선택까지 미리 정해진 고백처럼 느낄 수 있다. 여기서는 한 문장을 살아 있게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에 집중해 보자. 첫 감상에는 목소리를, 다음에는 노래가 멈춘 뒤 이어지는 반주를 따라가는 것도 좋다. 높은 음을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만 재지 않고, 힘을 쓰기 전 무엇을 남겨 두는지 살피는 것이다. 그렇게 들으면 익숙한 대표곡도 단순한 추억의 표지가 아니라 지금 움직이는 연주가 된다.

곡으로 읽는 앨범

문장의 첫 음과 끝음에 실린 힘을 비교한 뒤, 마지막 하모니카 연주곡까지 이어 들어보자.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가사를 읽기 전과 읽은 뒤에 한 곡을 비교해 들어보세요. 일상적인 말이 선율을 만나 어떻게 달라지는지, 발음과 호흡이 어떤 정서를 만드는지 살펴보세요.

  1. 비처럼 음악처럼

    부드럽게 이어지는 선율과 마찰이 있는 목소리가 함께 놓이면서, 익숙한 발라드의 형태 안에도 팽팽한 차이가 생긴다. 박성식이 작사·작곡한 곡이며, 여기서는 김현식의 3집 스튜디오 녹음을 연결한다. 나중의 헌정 음반이나 다른 가수의 재해석과 구분해야 한다. 처음부터 후반의 강한 음을 기다리기보다 도입에서 얼마나 힘을 남겨 두는지 살펴보자. 같은 선율이 돌아올 때 문장의 끝이 처음과 얼마나 다른지도 귀에 들어온다. 반주는 노래를 받쳐 주면서도 계속 자기 시간을 흐르게 한다. 목소리가 그 위에 머무르거나 앞으로 나오는 순간을 비교하면 감정이 단순한 음량 증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친숙한 제목을 잠시 잊고 한 문장씩 따라가기에 좋은 곡이다.

    참고 자료 · Bugs: 비처럼 음악처럼 songwriting credits
  2. 가리워진 길

    선율이 또렷한 길을 그리는 동안 목소리는 그 길을 매끈하게만 지나가지 않는다. 음이 시작되고 끝날 때의 작은 거칠음이 노래의 망설임을 다른 감촉으로 만든다. 유재하가 쓴 곡으로, 연결한 것은 김현식의 1986년 3집 수록판이며 유재하 자신의 녹음과는 별개의 연주다. 두 가수의 버전을 비교할 때 어느 쪽이 더 진실한지 고르기보다 문장의 무게가 놓이는 곳을 찾아보자. 먼저 한 구절의 마지막 음이 얼마나 길게 남는지 듣고, 다음에는 그 뒤의 반주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피면 좋다. 부드러운 선율과 거친 발성이 서로를 지우지 않고 함께 있는 점이 핵심이다. 작곡가의 이름을 안다는 것과 이 가수가 선택한 호흡을 듣는 것은 다른 발견이라는 사실도 보여 준다.

    참고 자료 · Genie: 유재하 가리워진 길, author’s own recording and credits

이어서 들을 음반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로 이어가 같은 작곡가의 노래가 다른 목소리에서 얻는 무게를 비교하자.

조용필 7집 ↗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음반 정보는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상 제안은 편집적 해석이며, AI 관점별 검수로 실제 독자 조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