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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 Crazy After All These Years

팝 / 싱어송라이터 팝 · 1975

Still Crazy After All These Years

Paul Simon

이 음반을 듣는 이유

담담한 노래 아래에서 화음과 리듬이 방향을 바꾸며, 익숙한 관계를 낯설게 돌아보게 한다.

음악과 함께 읽기

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노래와 프로덕션

폴 사이먼의 목소리는 대화하듯 가까운데, 뒤의 화음은 예상한 자리에 곧장 머물지 않는다. 《Still Crazy After All These Years》의 매력은 이런 작은 어긋남에 있다. 부드러운 건반과 관악기의 표면을 지나, 노래가 웃는 듯하다가 잠깐 망설이는 순간에 귀를 기울여 보자. 감정을 크게 외치지 않아도 편안함과 불안이 함께 남는다.

1975년에 나온 이 앨범은 사이먼과 필 라몬이 공동 제작했다. 관계를 돌아보는 말투와 재즈를 연상시키는 화성, 정교한 리듬이 만나지만, 이를 음악가의 사생활을 그대로 옮긴 일기로만 읽을 필요는 없다. 노래 속 화자는 회상하고 농담하며 때로는 스스로에게도 거리를 둔다. 1976년 그래미 올해의 앨범 수상은 당시의 중요한 인정이다. 그 기록과 별개로, 지금 들어도 짧은 노래 안에서 말의 뉘앙스와 반주의 움직임이 서로를 바꾸는 과정이 흥미롭다.

다른 목소리가 여는 틈

타이틀곡 뒤에는 아트 가펑클과 함께 부른 「My Little Town」이 놓인다. 옛 동료의 목소리가 등장해도 음반 전체가 듀오의 재결합 앨범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Gone At Last」에서는 피비 스노와 제시 딕슨 싱어스가 참여해 다른 활기를 만든다. 사이먼의 혼잣말처럼 들리는 부분과 여러 목소리가 모이는 부분을 비교하면, 회고적인 분위기를 한 가지 색으로 유지하지 않는 구성이 보인다. 참여자의 이름은 그 목소리가 들어오는 순간과 함께 기억하면 좋다.

가벼운 말, 쉽게 끝나지 않는 생각

「50 Ways to Leave Your Lover」의 재치 뒤에서 「Night Game」으로 넘어가면 듣는 속도가 달라진다. 후반의 「Have a Good Time」과 「You’re Kind」 역시 제목만으로 단순한 낙관을 예상하지 않는 편이 좋다. 대화를 닮은 노래가 상대에게 하는 말인지, 자기 마음을 정리하는 말인지 생각하며 들어 보자. 편곡은 그 답을 대신 설명하지 않고, 건반의 색깔이나 리듬의 무게를 바꾸어 여백을 만든다. 음반의 재미는 말과 소리가 늘 같은 감정을 가리키지 않는 데 있다.

끝맺음과 부록을 나누기

원래 열 곡은 「Silent Eyes」에서 마무리된다. 연결한 배포판에는 그 뒤로 「Slip Slidin’ Away」와 「Gone At Last」의 데모 두 곡이 붙어 있으니, 첫 청취에서는 열 번째 곡 뒤에 잠시 멈춰 보자. 데모는 완성된 흐름의 끝이 아니라 제작을 돌아보는 부록으로 들으면 유용하다. 다음에는 목소리 대신 드럼이나 건반 하나를 골라 앨범을 따라가도 좋다. 같은 문장이 반주의 미세한 변화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순간이 이 정돈된 음반을 다시 펼치게 만든다.

곡으로 읽는 앨범

노래의 담담한 말투와 반주가 방향을 바꾸는 순간을 함께 듣는다.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첫 감상에서는 기억에 남는 멜로디를 따라가 보세요. 다시 들을 때는 후렴이 오기 전의 변화와 목소리 뒤에 놓인 소리를 살펴보면 익숙한 곡에서도 새로운 부분이 들립니다.

  1. 50 Ways to Leave Your Lover

    도입의 드럼은 곧장 큰 박자를 내리찍기보다 짧은 소리들을 사이사이에 끼워 넣으며 걸어간다. 스티브 개드는 후대 인터뷰에서 녹음 사이에 연습하던 하이햇과 스네어, 베이스드럼의 조합을 사이먼과 필 라몬이 듣고 도입에 활용하자고 했다고 회고했다. 완성된 패턴을 혼자 발명한 영웅담보다 스튜디오에서 서로 반응한 과정으로 설명한 셈이다. 먼저 노래가 들어오기 전의 드럼을 기억하고, 후렴에서 몸이 느끼는 박자의 모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해 보자. 떠나는 방법을 가볍게 늘어놓는 말과 조심스럽게 굴러가는 절의 리듬 사이에 간격이 생긴다. 모든 타격을 분석할 필요는 없다. 목소리만 따라갈 때 놓쳤던 쉼이 어디에 있는지 찾으면, 익숙한 후렴도 다른 움직임 속에서 들린다.

    참고 자료 · Steve Gadd interview: collaborative creation of the 50 Ways drum part
  2. Still Crazy After All These Years

    부드러운 건반 위로 말하듯 시작하는 노래지만, 같은 제목이 돌아올 때마다 감정이 단순히 원점으로 복귀하지는 않는다. 사이먼은 폴 졸로와의 인터뷰에서 척 이즈라엘스에게 화성을 공부하던 시기를 이야기하며, 마지막 절의 조바꿈에 그의 제안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바꿈은 음악의 중심 음을 옮기는 일이다. 이 맥락을 알고 들으면 담담한 노래 뒤에서 바닥이 조금 달라지는 느낌을 찾을 수 있다. 처음에는 옛 연인을 만나는 화자의 말을 따라가고, 다음에는 제목의 선율 앞뒤에서 건반이 만드는 색깔을 들어 보자. 색소폰이 이어받는 부분도 말의 빈자리를 채우는 단순한 장식보다 또 하나의 목소리로 받아들일 만하다. 친숙한 후렴과 정리되지 않은 마음이 함께 남는 곡이다.

    참고 자료 · Paul Zollo interviews Paul Simon about writing Still Crazy, published 2020

이어서 들을 음반

Billy Joel의 52nd Street와 비교하며 건반, 관악기, 말하듯 부르는 목소리가 만드는 다른 팝의 질감을 들어 보자.

52nd Street ↗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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