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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 of the River Nile

레게·라틴 / 덥과 프로듀서 · 1977/1978

East of the River Nile

Augustus Pablo

이 음반을 듣는 이유

숨을 불어 넣는 작은 건반의 선율이 묵직한 리듬 위에서 또렷한 자리를 얻는다.

음악과 함께 읽기

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지역의 리듬과 음악의 교류

가느다란 선율이 넓은 저음 위에 떠 있고, 그 사이에는 다른 악기가 들어올 빈자리가 남는다. 오거스터스 파블로의 《East of the River Nile》에서는 멜로디가 크게 외치지 않아도 중심을 잡는다. 낮은 소리와 높은 소리를 번갈아 따라가면 같은 리듬 안에서도 공간의 크기가 달리 느껴진다.

1970년대 후반 자메이카에서 나온 이 음반은 파블로의 멜로디카와 건반 연주를 중심으로 한 기악 레게다. 멜로디카는 숨을 불어 넣으며 건반을 누르는 악기로, 피아노와 다른 발음과 호흡을 갖는다. 파블로가 일찍 발표했던 같은 제목의 싱글과 이 앨범 전체를 하나의 발매로 혼동하지 말자. 현재 연결한 것은 Rockers International의 2020년 음원 표기를 가진 12곡판이며, 여섯 보너스곡이 붙은 후대 확장판과 구별된다.

작은 악기의 큰 자리

「Chant To King Selassie I」에서 음의 크기만으로 앞과 뒤를 판단하지 말고, 선율이 시작되는 순간과 그 아래 저음이 남는 시간을 비교해 보자. 멜로디카를 특이한 악기로 확인한 뒤에도 들을 것은 많다. 한 음이 끝나기 전에 다음 음이 다가오는 방식, 짧은 선율이 리듬 위에 자리를 잡는 방식을 살피면 좋다. 익숙한 밴드 편성의 독주와 달리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다른 악기들이 공간을 남겨 주기 때문에 가는 소리도 충분히 중심에 설 수 있다.

선율과 공간을 함께 듣기

「Natural Way」다음에 「Nature Dub」가 놓이는 순서는 제목부터 비교를 유도한다. 다만 두 곡을 같은 것으로 단정하거나 음반 전체를 보컬을 지운 버전의 모음으로만 설명하지는 말자. 선율이 앞에 있는 순간과 리듬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순간을 각각 골라 들어 보자. 「Upfull Living」에서 「Unfinished Melody」와 「Jah Light」로 이어질 때에도 길이와 밀도의 변화가 생긴다. 한 가지 몽환적인 분위기로 모두 묶으면 곡마다 다른 움직임을 지나치게 된다.

제목이 지도를 대신하지 않는다

뒤쪽의 「Memories of the Ghetto」와 「Africa (1983)」를 지나 제목곡에 도착해도, 이 음악을 지명의 소리로 간단히 번역할 필요는 없다. 아프리카나 나일이라는 이름이 있다고 이집트의 전통 음악을 직접 재현한다고 말할 근거는 없다. 「Sounds From Levi」와 「Chapter 2」를 거쳐 「Addis a Baba」까지 이어지는 소리의 관계를 들어 보자. 오늘 이 음반을 듣는 재미는 이국적인 장식보다 작은 선율이 큰 리듬과 공존하는 방법에 있다. 한 번은 저음만, 다음에는 선율의 숨만 따라가도 익숙한 곡의 다른 면을 만날 수 있다.

곡으로 읽는 앨범

먼저 저음과 박자를 따라가고, 다시 들을 때 선율의 시작과 끝 사이에 남는 공간을 살펴보자.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먼저 반복되는 리듬과 목소리의 억양을 따라 들어보세요. 익숙하지 않은 언어와 악기는 아래 해설의 배경을 참고하되, 하나의 음반을 그 지역 음악 전체와 동일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1. Natural Way

    리듬이 되풀이되는 동안 그 위의 선율이 어디에서 쉬는지 들어 보자. 처음에는 베이스를 따라가고 다음에는 높은 음만 골라 들으면, 같은 곡에서도 앞과 뒤의 거리가 달라진다. 이 곡은 원래 12곡 구성의 두 번째이며 바로 뒤에 「Nature Dub」가 놓인다. 제목의 비슷함만으로 두 곡의 모든 소리가 같다고 가정하기보다, 한쪽에서 익숙해진 요소가 다음 곡에서 어떻게 들리는지 비교하는 출발점으로 삼으면 좋다. 음악 이론을 먼저 알아야 하는 감상은 아니다. 짧은 선율 하나를 기억하고, 그것이 사라진 뒤에도 계속되는 리듬을 따라가 보자. 작은 음이 멈췄다고 곡의 움직임까지 멈추지는 않는다. 그 차이를 느끼면 이 음반의 여백이 단순히 비어 있는 시간이 아니라는 점도 또렷해진다.

    참고 자료 · Apple Music: Rockers International twelve-track edition
  2. East of the River Nile

    제목곡에서는 앞에 놓인 선율과 그 뒤에서 이어지는 리듬의 거리를 먼저 들어 보자. 선율을 길게 붙들지 않아도 짧은 움직임이 기억에 남을 수 있다. 현재 12곡판에서는 아홉 번째에 놓이며, 같은 제목의 초기 싱글이 있다는 사실과 이 앨범의 발매 시기는 구별해야 한다. 제목의 강을 떠올리며 들을 수는 있지만 특정 지역의 전통 선법이나 악기를 재현한 곡이라고 단정하지는 말자. 먼저 한 구절이 시작되는 표면에 집중하고, 다음에는 그 구절이 끝난 뒤 남는 낮은 소리를 따라가 보자. 멜로디가 중심일 때와 반주가 중심일 때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 살피면, 짧은 곡 안에서도 공간이 바뀌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제목곡만으로 끝내지 않고 뒤의 세 곡까지 이어 들으면 원래 음반의 결말도 확인할 수 있다.

    참고 자료 · Apple Music: Rockers International twelve-track edition

이어서 들을 음반

Bob Marley & The Wailers의 Survival과 이어 들으며 보컬이 이끄는 곡과 악기의 선율이 이끄는 곡에서 리듬이 차지하는 자리를 비교해 보자.

Survival ↗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음반 정보는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상 제안은 편집적 해석이며, AI 관점별 검수로 실제 독자 조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