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 고전 · 1959
모차르트: 돈 조반니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 필하모니아
이 음반을 듣는 이유
주인공의 매력만으로 묶을 수 없는 여러 인물의 반응을, 독창과 중창이 번갈아 드러내는 1959년 스튜디오 녹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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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이야기
작품과 이 연주
《돈 조반니》를 매력적인 악당 한 사람의 오페라로만 기억하면, 그를 상대해야 하는 사람들의 음악을 잃기 쉽다. 레포렐로는 주인을 돕지만 불평하고, 엘비라는 속임수와 애착 사이에서 반응한다. 같은 사건 앞에서도 인물들이 원하는 것은 다르다. 이 녹음의 입구를 주인공의 독창보다 하인의 목록 아리아와 석상이 찾아오는 장면으로 잡아 보자. 한 사람의 행동을 남이 설명하는 순간과, 그 행동에 응답이 돌아오는 순간을 나란히 들을 수 있다.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와 필하모니아 관현악단·합창단의 1959년 10월과 11월 런던 애비 로드 스튜디오 녹음이다. 돈 조반니는 에버하르트 베히터, 레포렐로는 주세페 타데이, 기사장은 고틀로프 프리크가 맡는다. 조앤 서덜랜드의 돈나 안나,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의 돈나 엘비라도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인물이다. 여기서는 2025년 리마스터 배포판 중 오페라 본편의 일흔네 구간을 선택한다. 뒤에 덧붙은 로시니 《탄크레디》 서곡은 제외한다. 화면의 곡 수는 독립된 작품 수가 아니라 대화와 아리아를 나눈 색인의 수다.
목록을 말하는 사람
목록 아리아에서 타데이는 자신의 연애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의 행적을 엘비라에게 전달한다. 이 관계를 알면 빠르게 많은 말을 하는 능력뿐 아니라, 누가 누구에게 어떤 정보를 주는지에도 귀가 간다. 희극적인 장치로 들린다고 해서 목록의 대상이 된 여성들의 처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인이 일을 보고하는 태도와 그 보고가 드러내는 폭력을 함께 생각할 수 있다. 웃음과 비판은 반드시 다른 장면에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혼자 부르는 곡과 함께 부르는 장면
아리아는 한 인물의 감정이나 주장을 집중시키지만, 중창에서는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시간에 존재한다. 안나와 엘비라를 높은 여성 목소리라는 이유로 한 역할처럼 듣지 말자. 누가 사건을 알고 누가 오해하는지에 따라 같은 음악 안의 말도 다른 방향을 향한다. 줄리니의 지휘와 관현악을 유명 가수들의 배경으로만 취급하지 않으면, 독창에서 여러 인물이 부딪치는 장면으로 넘어갈 때 전체를 묶는 역할도 생각하게 된다.
돌아오는 응답과 남은 사람들
기사장의 석상이 만찬에 오는 장면에서는 앞서 농담이나 속임수로 넘기던 관계가 다른 무게를 얻는다. 프리크의 역할과 베히터의 역할을 단순한 저음 경쟁으로 듣지 않고, 방문자와 응답하는 인물의 대립으로 보자. 그 사건 뒤에도 오페라는 남은 사람들의 에필로그를 이어 간다. 주인공이 사라지는 순간과 작품이 끝나는 순간이 같지 않다는 점이 중요하다. 끝까지 들으면 주변 인물들이 주인공의 장식을 위해서만 존재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다시 드러난다.
곡으로 읽는 앨범
타데이의 목록 아리아에서 발화자와 청자를 구분하고, 석상의 방문 뒤에도 이어지는 에필로그까지 확인한다.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먼저 작품의 흐름을 따라 듣고, 다시 들을 때는 선율의 호흡과 악기 사이의 균형에 집중해 보세요. 작품의 특징과 이 연주만의 선택을 나누어 들으면 비교가 더 쉬워집니다.
Madamina, il catalogo è questo
레포렐로의 목록 아리아이며 이 녹음에서는 타데이가 부른다. 제목을 알아도 누가 말하는 곡인지 놓치면 주인공의 자랑으로 착각하기 쉽다. 실제로는 하인이 엘비라에게 주인의 행적을 설명하는 장면이다. 목록을 늘어놓는 방식이 희극적인 효과를 낼 때도, 그 정보가 듣는 사람에게 어떤 의미인지 함께 생각해 보자. 가수의 명료한 전달이나 빠른 말만 평가하면 장면의 관계는 뒤로 밀린다. 한 사람은 정보를 관리하고 다른 사람은 그 정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불균형이 있다. 연애담의 숫자를 암기할 필요도 없고, 그 숫자를 성취의 점수처럼 여길 이유도 없다. 이 곡을 후반부 석상 장면과 비교하면, 주인의 행동을 대신 말하는 하인이 나중에는 그 행동의 결과 옆에 서게 된다는 연결이 보인다. 오페라의 웃음을 단순한 면죄부로 듣지 않는 입구다.
참고 자료 · Metropolitan Opera: dramatic situations and the catalogue sceneDon Giovanni, a cenar teco
기사장의 석상이 만찬에 찾아오는 대목으로, 프리크와 베히터, 타데이가 서로 다른 역할을 맡는다. 세 목소리를 크기와 낮음의 경쟁으로만 비교하지 말고, 방문한 존재와 그에 맞서는 주인공, 곁의 하인이라는 위치를 구별해 보자. 같은 공간의 긴장도 모두에게 같은 의미는 아니다. 앞의 목록 아리아에서 타인의 행적을 설명하던 레포렐로가 이제 직접 장면 안에 있다는 점도 두 곡을 잇는다. 선택된 색인은 긴 피날레의 일부이지 오페라 전체의 마지막 항목이 아니다. 이후의 사건과 남은 인물들의 에필로그가 이어지므로, 이 부분만 듣고 작품의 결말을 다 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다. 극적인 중심과 실제 끝나는 지점을 구분하면 주인공을 넘어선 인물들의 몫도 들을 수 있다. 무서운 장면 하나의 인상에서 전체의 관계로 나아가는 방식이다.
참고 자료 · Metropolitan Opera: dramatic situations and the catalogue scene
이어서 들을 음반
뵘의 《레퀴엠》에서 독창자와 합창의 역할을 비교한 뒤, 여기서는 배역마다 다른 목적이 같은 음악 안에서 부딪치는 방식을 듣는다.
모차르트: 레퀴엠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음반 정보는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상 제안은 편집적 해석이며, AI 관점별 검수로 실제 독자 조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 Warner Classics: 1959 studio sessions and complete cast · www.warnerclassics.com
- Warner Classics: 2025 remastered issue and official streaming link · www.warnerclassics.com
- Warner Classics: complete remastered edition, CDs 38–39 track table · www.warnerclassics.com
- Metropolitan Opera: dramatic situations and the catalogue scene · www.metopera.org
- Apple Music: official-linked 2025 distribution · music.app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