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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rue

일렉트로닉 / 드럼앤베이스와 정글 · 2007

Untrue

Burial

이 음반을 듣는 이유

잘린 목소리와 긴 트랙 사이의 짧은 공간을 연결해 밤의 기억을 구성한 열세 곡.

음악과 함께 읽기

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소리를 만드는 방식

『Untrue』의 중요한 단위는 비트만이 아니라 비트가 물러나는 자리다. 긴 트랙 사이에 짧은 곡들을 끼워 넣어, 앞에서 들은 목소리와 리듬이 다음 장면까지 머물게 한다.

2007년 발표한 이 두 번째 음반은 「Untitled」의 약 46초로 문을 열고 「Archangel」로 넘어간다. 첫 곡을 빠뜨리고 대표곡부터 시작하면 음반이 만드는 입구 자체가 달라진다. 짧은 트랙은 긴 곡을 기다리는 빈칸이 아니라 열세 곡의 속도를 조절하는 부분이다. Burial은 마크 피셔와의 인터뷰에서 더 어둡고 세부적인 초안을 버린 뒤 따뜻함이 드러나는 음반을 만들려 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음반을 어두운 도시의 삽화로만 규정하면, 그가 어둠 안에 남기려 한 다른 방향을 놓치게 된다.

목소리를 노래의 재료로

이 음반의 목소리는 한 명의 가수가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을 이어 가는 방식과 다르다. 짧게 되돌아오는 조각은 완성된 문장을 전달하는 일뿐 아니라 리듬과 기억의 표지가 된다. 원래 가수의 정체를 맞히는 퀴즈로 접근하기보다, 같은 조각이 주변 소리와 만나는 위치를 살피면 편집의 역할이 잘 드러난다. 목소리가 남긴 빈자리를 다른 소리가 채우는 순간도 중요하다. 말뜻이 모두 분명해야 감정이 전달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트랙의 구성 자체가 제안한다.

긴 곡 앞뒤의 짧은 방

「Ghost Hardware」 뒤의 「Endorphin」은 약 3분이고, 그 다음 「Etched Headplate」는 약 6분으로 펼쳐진다. 이어 약 2분 6초의 「In McDonalds」를 거쳐 가장 긴 제목곡에 들어간다. 이 중간 부분은 큰 곡을 연달아 놓는 방식과 확실히 다르다. 긴 트랙의 비중을 늘리는 대신 사이를 비워 다음 트랙이 차지하는 넓이를 바꾼다. 열세 곡의 목록을 하나의 연속된 클럽 믹스처럼 읽기보다, 서로 다른 길이의 장면들이 이어지는 음반으로 볼 이유다.

만든 방식과 남는 결과

Burial은 같은 인터뷰에서 Sound Forge로 작업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그렇다고 소프트웨어 이름이 모든 소리의 원인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실제 배열의 결과를 보면 「Dog Shelter」와 「UK」처럼 비교적 짧은 곡들이 후반에도 돌아오며, 마지막 「Raver」 앞의 거리감을 다시 조절한다. 처음의 짧은 문턱과 끝부분의 짧은 전환을 함께 생각하면 음반의 구조가 원을 그린다. 제작 장비의 희소성보다, 서로 다른 조각을 어디에서 끝내고 다음 장면을 어디에서 시작할지 정한 판단이 오래 남는다.

곡으로 읽는 앨범

「Endorphin」부터 제목곡까지, 짧은 곡이 긴 곡의 앞뒤에서 공간을 바꾸는 방식을 따라가자.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반복되는 소리 하나를 골라 따라가 보세요. 다른 소리가 더해지거나 빠질 때 공간과 리듬의 느낌이 어떻게 바뀌는지 듣고, 긴 곡은 가능하면 중간에 끊지 않고 들어보세요.

  1. Archangel

    첫 곡이 아니라 약 46초의 「Untitled」 다음에 오는 두 번째 트랙이다. 현재 제공판은 약 3분 58초로 공식 Bandcamp 목록과 일치한다. 이 위치를 기억하면 유명한 목소리 조각이 곧바로 음반의 전부를 대표하는 것처럼 들리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앞의 짧은 문턱을 지나 도착하는 곡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반복되는 목소리는 설명을 계속 늘어놓기보다 곡 안에서 돌아올 장소를 만든다. 그 장소가 비트와 겹칠 때, 또는 잠시 멀어질 때의 차이를 따라가면 편집이 리듬의 일부가 되는 방식을 살필 수 있다. 가사의 원문이나 원래 가수의 정체를 맞히기보다 곡이 같은 조각을 어떻게 배치하는지 들어 보자. 뒤의 「Near Dark」로 넘어가면 열세 곡 가운데 이 트랙이 맡은 크기도 달라 보인다.

    참고 자료 · Burial / Hyperdub Bandcamp — Untrue, thirteen-track digital programme and durations
  2. Etched Headplate

    여섯 번째에 놓인 약 6분의 곡으로, 앞의 「Endorphin」과 뒤의 「In McDonalds」보다 훨씬 긴 공간을 차지한다. 곡만 따로 고르면 이 긴 분량에 먼저 귀가 가지만, 양옆의 짧은 트랙을 함께 생각하면 음반 중간의 중심처럼 놓였다는 사실이 선명해진다. 목소리 조각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방식은 한 가수가 정해진 무대 위에 계속 서 있는 이미지와 다르다. 편집된 소리의 일부이면서도 곡에 사람이 있는 듯한 감각을 남기는 재료다. 작은 조각들이 긴 시간을 채우는 방식과 곡이 끝난 뒤 다음 짧은 장면으로 옮겨 가는 비율을 비교해 보자. 제목곡에 이르기 전 큰 구간을 한 번 통과하고, 짧은 틈을 지난 뒤 다시 넓어지는 구조가 드러난다. 여기서는 별도 편집이나 공연판이 아닌 표준 음반 트랙을 고른다.

    참고 자료 · Burial / Hyperdub Bandcamp — Untrue, thirteen-track digital programme and durations

이어서 들을 음반

Massive Attack의 『Mezzanine』으로 이어서, 목소리와 전자적 공간을 여러 가수의 연주로 조직하는 방식과 비교하자.

Mezzanine ↗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음반 정보는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상 제안은 편집적 해석이며, AI 관점별 검수로 실제 독자 조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