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 하드록과 헤비메탈 · 1971
Who's Next
The Who
이 음반을 듣는 이유
규칙적으로 되도는 소리 위에서 드럼과 목소리가 앞질러 나가며, 큰 합주에도 불안한 인간의 호흡이 남는다.
음악과 함께 읽기
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밴드와 사운드의 변화
《Who’s Next》의 첫머리에는 작은 음들이 일정한 모양으로 돌아간다. 곧 피아노와 밴드가 들어오면 그 반복은 배경으로 사라지기보다, 거칠게 움직이는 드럼과 목소리를 비추는 기준이 된다. 더 후(The Who)의 이 음반에서는 질서 있는 바닥과 넘쳐 나오는 연주가 같은 공간을 차지할 때 생기는 긴장이 귀를 붙든다.
1971년에 나온 작품으로, 여기서는 아홉 곡의 본편을 따른다. 후대 공식 아카이브는 피트 타운젠드의 Life House 데모와 뉴욕 및 런던 세션, 공연 자료를 본편과 나누어 제시한다. 그 자료들은 노래가 다른 형태를 거쳤음을 살피는 통로지만, 완성된 앨범을 듣기 전에 모두 알아야 할 줄거리는 아니다. 연결 음원은 Remastered 2022로 표시된 아홉 곡 판본이며, 2023년의 유통 저작권 표기를 작품의 최초 발표 연도로 읽지 않는다.
반복이 밴드를 가두지 않는다
《Baba O’Riley》의 되풀이되는 소리를 하나의 자처럼 두고 드럼이 어디에서 그 주변을 넓히는지 들어 보자. 같은 바닥이 계속될수록 다른 악기의 움직임은 오히려 더 잘 드러난다. 《Bargain》으로 넘어가면 긴 구절을 밀고 나가는 목소리와 합주의 관계가 또 달라진다. 전자적인 반복과 사람의 연주를 서로 반대편으로 나누기보다, 한쪽이 다른 쪽의 크기와 방향을 들리게 만드는 관계로 받아들이면 좋다.
가운데 놓인 다른 얼굴들
짧은 《Love Ain’t for Keeping》과 《My Wife》를 지나 《The Song Is Over》에 이르면 첫 곡의 거대한 인상만으로 앨범을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노래의 길이와 발걸음이 바뀌고, 목소리가 머물 공간도 달라진다. 《Getting in Tune》과 《Going Mobile》까지 이어 듣되, 모든 곡에서 같은 영웅적인 태도만 찾지 말자. 작은 여유나 어딘가 불안한 호흡이 큰 합주와 함께 존재하는 것이 이 음반을 한 번 더 듣게 만든다. 익숙한 첫 곡과 끝 곡 사이에도 독립된 발견의 자리가 있다.
끝의 폭발보다 그 앞의 시간
《Behind Blue Eyes》는 조용히 시작해 다른 힘을 드러내며, 마지막 《Won’t Get Fooled Again》은 길게 유지되는 반복과 합주의 출입을 엮는다. 유명한 외침만 기다리면 그 앞에서 기대가 쌓이는 과정을 놓치기 쉽다. 소리가 줄어드는 부분에 무엇이 남는지 기억한 뒤 악기들이 다시 모일 때 비교해 보자. 큰 결말을 만드는 것은 음량만이 아니다. 언제 기다리게 하고 언제 기다림을 끝내는가라는 선택이 중요하다. 이 음반의 힘은 이미 알고 있는 순간에도 그 기다림을 다시 경험하게 하는 데 있다.
곡으로 읽는 앨범
《Baba O’Riley》의 반복을 기준으로 드럼의 움직임을 듣고, 마지막 곡에서 밴드가 잠시 물러난 부분에도 귀를 남긴다.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목소리와 악기 중 무엇이 곡을 이끄는지 들어보세요. 조용한 부분에서 강한 부분으로 넘어갈 때, 음량뿐 아니라 연주와 공간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해 보세요.
Baba O'Riley
《Baba O’Riley》는 되풀이되는 짧은 소리가 그대로 남아 있는 동안 다른 악기들이 장면을 크게 바꾸는 곡이다. 첫 소리를 기억한 뒤 피아노, 리듬, 목소리가 들어올 때 각각 무엇이 가까워지는지 따라가 보자. 연결한 것은 약 오 분 사 초의 본편 첫 트랙으로, 후대 공연이나 별도 데모가 아니다. 반복의 장비 이름을 먼저 외울 필요는 없다. 한 번은 일정하게 돌아오는 층을 끝까지 붙들고, 다음에는 드럼이 그 층의 주변을 어떻게 채우거나 비우는지 들어 보면 두 연주가 서로의 성격을 더 또렷하게 만든다. 후반에서 현의 소리가 방향을 바꾸는 대목까지 남겨 두면 곡이 시작의 인상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도 드러난다. 익숙한 노래의 한 구절을 알아보는 것과, 그 구절이 나타날 공간을 밴드가 만드는 과정을 듣는 것은 다른 즐거움이다.
참고 자료 · Apple Music: nine-track Remastered2022 editionWon't Get Fooled Again
《Won’t Get Fooled Again》은 마지막의 유명한 외침을 향해 달리는 직선보다, 소리를 남기고 거두는 긴 구성으로 들어 볼 만하다. 반복되는 바탕이 계속될 때 밴드가 잠시 뒤로 물러나면 무엇이 귀를 지탱하는지 살펴보자. 선택한 것은 본편을 닫는 약 팔 분 삼십사 초짜리 트랙이며 짧은 싱글 편집이나 콘서트 버전과 구별한다. 먼저 소리가 커지는 때를 표시하는 대신 작아지는 때를 기억해 두고, 다시 모이는 순간의 느낌을 비교해 보면 좋다. 끝을 이미 알고 있어도 기다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새롭게 들릴 수 있다. 가사의 입장을 하나의 간단한 정치 구호로 고정하기 전에, 목소리가 확신을 내보이는 순간과 반주가 그 말을 밀어 주는 방식을 들어 보자. 곡의 길이는 유명한 결말을 담는 그릇만이 아니라 기대 자체를 만드는 재료다.
참고 자료 · Apple Music: nine-track Remastered2022 edition
이어서 들을 음반
《Led Zeppelin IV》와 나란히 들으며 큰 합주의 힘을 만드는 멈춤과 재진입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 비교한다.
Led Zeppelin IV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음반 정보는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상 제안은 편집적 해석이며, AI 관점별 검수로 실제 독자 조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