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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소울 / R&B / 모타운 · 1970

ABC

The Jackson 5

이 음반을 듣는 이유

짧게 튀는 목소리와 촘촘한 합창이 사랑 노래를 몸으로 익히는 리듬으로 바꾸는 음반이다.

음악과 함께 읽기

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목소리와 그루브

노래가 시작되면 한 목소리가 앞으로 튀어나오고, 다른 목소리들이 곧바로 빈자리를 메운다. 《ABC》의 즐거움은 어린 마이클 잭슨의 높은 음만이 아니라 이 주고받기의 속도에 있다. 선명한 후렴을 따라 부르다 보면 베이스와 짧은 반주까지 같은 대화에 참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1970년 5월 8일 모타운이 발표한 잭슨 파이브의 두 번째 앨범이다. 이미 데뷔 음반과 싱글로 알려진 그룹이었으므로 이 작품을 경력의 출발점으로 볼 필요는 없다. 제작에는 할 데이비스와 더 코퍼레이션 등이 참여했고, 공식 모타운 회고에 따르면 대부분은 할리우드의 사운드 팩토리에서, 일부는 디트로이트에서 녹음했다. 한 스튜디오에서 단번에 만든 음반이라고 단순화하지 않는 편이 정확하다.

목소리도 리듬의 일부

이 음반에서는 노래의 높낮이만큼 자음이 시작되는 순간이 중요하다. 짧은 외침 뒤에 합창이 붙으면 같은 박자도 더 빠르게 튀는 듯하다. 리드 보컬은 길게 늘이는 음과 잘게 끊는 말을 오가고, 다른 목소리들은 후렴을 또렷하게 잡아 준다. 처음에는 주선율을 따라가고, 다시 들을 때에는 문장 끝에 들어오는 응답만 골라 들어 보자. 어려운 화성 지식 없이도 다섯 사람의 이름 아래 모인 소리가 어떻게 힘을 나누는지 살필 수 있다.

히트곡 사이의 다른 표정

「The Love You Save」로 출발해 세 번째 곡 「ABC」에 이르는 전반은 강한 후렴을 빠르게 건넨다. 그러나 열두 곡을 모두 들으면 일정한 들뜸만 남지는 않는다. 「I Found That Girl」처럼 여유 있는 곡이 뒤쪽의 표정을 바꾸고, 앞에서 익힌 목소리의 탄력을 다른 속도로 들려준다. 스티비 원더와 미러클스의 노래를 다시 부른 대목은 모타운의 앞선 레퍼토리가 새 그룹 안에서 이어지는 자리다. 유명 싱글 두 곡만 고르면 이 넓이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성공과 판본을 구별하며

제목곡은 앨범보다 먼저 미국 싱글 차트 정상에 올랐다. 영국에서는 앨범이 22위에 도달했다는 공식 기록이 남아 있다. 지역과 매체가 다른 성적을 하나의 세계적 반응으로 합치지 말자. 오늘의 모타운 소개 역시 당시 비평문이 아니라 후대의 회고다. 연결한 디지털판은 열두 곡이며 서비스에는 1월 1일과 2014년 저작권 표시가 보인다. 이를 원반 발매일이나 같은 마스터의 증거로 삼지 않는다. 지금 이 음반을 듣는 재미는 훗날의 스타를 미리 찾는 데만 있지 않다. 합창이 독창을 밀고, 짧은 노래들이 서로 다른 감정의 속도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충분히 풍부하다.

곡으로 읽는 앨범

첫 세 곡을 이어 들은 뒤 뒤쪽의 I Found That Girl과 목소리의 속도와 여백을 비교하자.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가수가 음을 시작하고 끝내는 방식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같은 가사를 반복할 때 표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목소리가 박자에 어떻게 기대는지 들어보세요.

  1. ABC

    후렴의 글자와 숫자만 기억한다면, 그 사이를 채우는 짧은 목소리부터 다시 들어 보자. 주선율이 달려가다가 합창과 만날 때 곡은 여러 사람이 함께 규칙을 익히는 놀이처럼 들린다. 제목곡은 1970년 4월 미국 싱글 차트 정상에 올랐고, 앨범은 그 뒤 5월에 나왔다. 익숙한 히트곡이지만 음반에서는 세 번째 자리에 놓여 있어 앞선 두 곡과 목소리의 움직임을 비교하기 좋다. 먼저 후렴을 따라 부른 다음, 반복될 때 보컬 사이의 빈틈에 귀를 옮겨 보자. 짧은 반주와 응답이 노래를 계속 앞으로 미는 느낌을 찾을 수 있다. 쉬운 문구가 곧 단순한 연주를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 곡의 매력이다. 훗날의 마이클을 예고하는 증거를 찾기보다 이 순간 여러 목소리가 만드는 박자를 즐겨 보자.

    참고 자료 · Classic Motown: ABC recording and release history
  2. The Love You Save

    첫 곡은 청자를 천천히 안내하기보다 곧바로 말 걸듯 앞으로 다가온다. 잘게 끊기는 말과 힘 있게 뻗는 음이 교차하고, 그 뒤에서 응답하는 목소리가 노래의 방향을 또렷하게 잡는다. 공식 모타운 소개가 제목곡과 함께 이 앨범의 주요 히트 싱글로 꼽는 곡이지만, 순위보다 먼저 들리는 것은 이 분주한 대화다. 한 번은 주된 목소리만 따라가고 다음에는 뒤에서 들어오는 짧은 구절을 골라 들어 보자. 두 층이 교대하는 순간을 찾으면 합창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긴장을 조절하는 역할임을 알 수 있다. 사랑을 서두르지 말라는 경고를 급한 리듬에 실었다는 대비도 재미있다. 끝난 뒤 바로 이어지는 One More Chance까지 들어 보면 첫 곡의 밀도와 다음 노래가 여는 공간을 비교할 수 있다.

    참고 자료 · Classic Motown: ABC recording and release history

이어서 들을 음반

포 탑스의 Reach Out(1967)과 나란히 들으면 모타운의 독창과 합창이 서로 다른 긴박함을 만드는 방식을 비교할 수 있다.

Reach Out ↗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음반 정보는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상 제안은 편집적 해석이며, AI 관점별 검수로 실제 독자 조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