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 뉴 할리우드 · 1968
Planet of the Apes
제리 골드스미스
이 음반을 듣는 이유
낯선 음색과 짧은 리듬의 충돌로 익숙한 오케스트라의 지도를 바꾼다.
음악과 함께 읽기
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영화 속 음악, 음악으로 듣는 영화
《Planet of the Apes》에서는 긴 선율을 따라 안심하기 어렵다. 짧은 음이 서로 떨어져 나타나고, 단단한 타격과 길게 남는 울림이 번갈아 귀를 끌어당긴다. 제리 골드스미스는 오케스트라를 풍경을 설명하는 배경으로만 쓰지 않는다. 어디에서 다음 소리가 나올지 기다리는 일 자체가 이 음악의 긴장이 된다.
1968년 프랭클린 J. 샤프너의 영화 음악을 여기서는 바레즈 사라방드의 1997년 표기 확장판으로 듣는다. 총 열여덟 트랙이지만 모두 같은 작품의 음악은 아니다. 첫 트랙은 앨프리드 뉴먼의 스튜디오 팡파르이고, 마지막은 후속작 《Escape from the Planet of the Apes》의 모음곡이다. 이번 글의 중심은 그 사이 두 번째부터 열일곱 번째까지의 골드스미스 음악이다.
멜로디 대신 손잡이를 찾기
낯선 음악이라고 해서 아무 단서도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낮은 타격이나 짧게 반복되는 모양을 하나 고르고, 그것이 다시 돌아올 때 주변의 소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들어 보자. 같은 음형이 다른 악기로 옮겨지면 익숙함과 불안이 동시에 생길 수 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악기를 모두 맞히려 애쓰기보다 소리가 시작되는 모서리, 사라지는 길이, 다른 소리와 부딪히는 지점을 비교하면 된다.
추격을 만드는 여러 시간
《The Hunt》는 추격 장면을 위한 음악이다. 피어슨의 악보 해설은 짧은 반복과 서로 겹치는 리듬을 짚는다. 감상에서는 모든 박자를 계산할 필요가 없다. 가장 규칙적으로 느껴지는 움직임을 계속 따라가다가 그 위로 무엇이 끼어드는지 확인해 보자. 긴 음이 짧은 음을 누르거나 여러 층이 동시에 움직일 때, 단순히 빨라지는 것과는 다른 압박이 생긴다. 소리가 많아지는 과정과 음량이 커지는 과정을 나누어 듣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작품의 경계를 들으며
짧은 큐와 몇 분씩 이어지는 큐가 교차하는 확장판은 한 곡의 주제를 거듭 들려주는 앨범과 다른 집중을 요구한다. 조용한 부분에서도 다음 공격을 기다리는 귀의 자세를 느껴 보자. 열일곱 번째 곡까지 들은 뒤에는 잠시 멈추어 작품의 여운을 남겨도 좋다. 마지막 모음곡은 별도의 후속작으로 넘어가는 선택이다. 이 경계를 알고 들으면 유명한 영화의 결말을 설명하지 않고도, 음색과 간격만으로 한 세계를 낯설게 만드는 음악의 힘을 만날 수 있다.
곡으로 읽는 앨범
반복되는 짧은 모양 하나를 붙잡고, 그 주위의 소리가 바뀌는 순간을 찾는다.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먼저 음악만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를 느껴보세요. 영화를 본 뒤에는 같은 선율이 장면마다 어떻게 달리 들리는지 비교해 보세요. 수록 순서는 영화의 장면 순서와 다를 수 있습니다.
Main Title
스튜디오 팡파르 다음에 오는 실제 본작의 입구다. 먼저 짧은 음의 모양보다 그 사이가 얼마나 비어 있는지 들어 보자. 분리된 소리는 다음 소리의 위치를 쉽게 예측하지 못하게 하고, 울림이 남는 동안에도 귀는 새 출발을 기다린다. 참조판에서는 두 번째 트랙이므로 첫 팡파르를 골드스미스의 주제와 혼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은 높은 소리와 낮은 소리의 교대를, 다음에는 짧은 타격과 오래 남는 소리의 교대를 따라가면 같은 구간이 다르게 정리된다. 멜로디를 외우지 못해도 무엇이 돌아왔는지 느낄 수 있는 작은 단서가 생기는지 살펴보자. 낯설다는 인상을 막연한 감탄으로 두지 않고, 어떤 간격과 음색의 만남이 그 감정을 만드는지 확인하기에 좋은 시작이다.
참고 자료 · Apple Music: Planet of the Apes, Varèse 1997 editionThe Hunt
짧은 반복을 발판으로 삼으면 복잡하게 겹치는 움직임을 조금씩 나눌 수 있다. 피어슨의 악보 해설은 피아노의 반복 음형과 그 위에 놓이는 긴 음, 짧은 조각들의 관계를 설명한다. 여기서는 악보의 마디 번호를 외우기보다 한 층을 놓치지 않고 다른 층의 진입을 듣는 실험을 해 보자. 참조하는 확장판의 일곱 번째 트랙은 약 5분 10초이며, 공연용 발췌의 길이와 같다고 가정하지 않는다. 추격 장면의 인물이나 결과를 미리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 리듬이 더 겹치면서 몸의 긴장이 커지는지, 잠시 성긴 구간이 오면 어떤 소리가 남는지 비교하면 된다. 단순히 빠르고 시끄러운 음악으로 묶기보다, 서로 다른 움직임을 동시에 유지하는 편곡을 듣는 데 초점을 맞춰 보자.
참고 자료 · Pearson: Goldsmith The Hunt score guide
이어서 들을 음반
《Psycho》의 현악기 중심 긴장과 비교하면, 불안을 만드는 악기 선택과 공간의 차이가 또렷해진다.
Psycho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음반 정보는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상 제안은 편집적 해석이며, AI 관점별 검수로 실제 독자 조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