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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gn in Blood

록 / 하드록과 헤비메탈 · 1986

Reign in Blood

Slayer

이 음반을 듣는 이유

서른 분 안에 열 곡을 넣은 압축된 배열에서, 짧은 단위와 상대적으로 긴 마지막 곡의 다른 역할이 드러난다.

음악과 함께 읽기

수록곡 · 미리 듣기

앨범 이야기

밴드와 사운드의 변화

《Reign in Blood》를 빠르다는 말 하나로 설명하면, 짧은 시간 안에서 무엇이 바뀌는지 들을 기회를 잃는다. 곡이 끝나고 다음 제목이 나타나는 속도와 실제 연주의 속도는 같은 것이 아니다. 길게 전개하는 메탈 음반을 기대했다면 이곳의 압축된 단위는 다른 집중을 요구한다. 한 곡이 크게 자라기를 기다리기보다, 재료가 나타나고 밀려나며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모양을 생각해 보자. 짧다고 가볍거나 쉬운 음악인 것도 아니다. 작은 범위에 많은 결정을 넣는 방식으로 들을 수 있다.

슬레이어의 1986년 스튜디오 음반이며 릭 루빈이 제작에 참여했다. 톰 아라야, 제프 한네만, 케리 킹, 데이브 롬바르도의 밴드가 원래 열 곡을 약 이십구 분에 배치한다. 여기서는 그 열 곡 순서를 선택하며 확장판의 추가곡은 넣지 않는다. 훗날 본편을 무대에서 재연한 《Still Reigning》도 같은 곡 순서를 가질 수 있지만 다른 녹음이다. 제목이 같고 순서가 맞는 것만으로 스튜디오 음반과 실황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선택한 것은 1986년 본편의 배포판이며 원반 마스터와의 동일성은 주장하지 않는다.

짧은 곡이 끝을 내는 방식

세 번째 《Necrophobic》는 선택 판본에서 일 분 사십 초 정도다. 그 길이 안에서는 길게 돌아올 후렴을 기대하는 습관이 꼭 맞지 않을 수 있다. 한 아이디어를 오래 설명하는 대신 다음으로 넘기는 결정에 주목해 보자. 전개가 짧다는 사실을 미완성과 같은 뜻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 무엇을 남기고 어디서 끝내는가도 작곡의 선택이다. 열 곡을 한 덩어리의 속도로 뭉개지 않으면 각 단위가 닫히는 방식과 이웃한 곡의 시작을 따로 볼 수 있다.

드럼과 기타를 하나의 소음으로 묶지 않는다

악기가 동시에 강하게 들려도 모두 같은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기타의 반복되는 모양과 드럼이 방향을 바꾸는 순간을 별개의 요소로 생각해 보자. 합쳐졌을 때의 압력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각자의 역할을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처음에는 모든 음을 분석하려 하지 말고, 어떤 변화가 다른 변화를 끌고 가는지에만 관심을 둘 수 있다. 소리가 많다는 느낌과 연주가 구별되지 않는다는 판단은 다르다. 익숙하지 않은 강도를 지나 관계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마지막 두 곡의 비율

《Postmortem》 뒤에 《Raining Blood》가 온다. 마지막 곡은 일 분대의 짧은 항목보다 넓은 범위를 가지므로, 앞의 압축이 쌓인 뒤 그 길이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마지막 곡만 떼어 들을 때와 아홉 곡을 거쳐 만날 때는 같은 시간이 다른 자리를 차지한다. 곡의 끝에서 남는 인상은 제목뿐 아니라 앞에서 거쳐 온 단위들의 비율에도 달려 있다. 마지막만 다시 듣고 이어서 아홉 번째부터 재생해 보면, 같은 곡이 독립된 장면일 때와 음반을 닫을 때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곡으로 읽는 앨범

짧은 《Necrophobic》와 마지막 《Raining Blood》가 맡는 크기를 비교하고, 후자는 《Postmortem》부터 이어서 들어 본다.

다른 관점으로 들어보기

목소리와 악기 중 무엇이 곡을 이끄는지 들어보세요. 조용한 부분에서 강한 부분으로 넘어갈 때, 음량뿐 아니라 연주와 공간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해 보세요.

  1. Necrophobic

    세 번째 곡으로 선택 판본의 길이는 약 일 분 사십 초다. 긴 곡에서 익숙한 기다림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면, 충분히 시작하기도 전에 끝난 듯 느낄 수 있다. 그때 길이가 부족하다고 바로 판단하기보다 무엇을 보여 준 뒤 다음으로 넘겼는지 생각해 보자. 짧은 곡은 한 가지 아이디어를 크게 늘리는 대신 끝을 빨리 정할 수 있다. 그것도 형태를 만드는 결정이다. 기타와 드럼이 함께 밀어붙이는 인상 속에서 각자가 같은 순간에 똑같이 변하는지, 서로 다른 역할로 전환을 만드는지 관심을 둘 수 있다. 모든 음을 알아듣는 시험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 마지막 《Raining Blood》와 비교하면 짧은 항목이 중간을 통과시키는 역할과 더 넓은 범위가 결말을 맡는 역할이 구분된다. 열 곡을 전부 같은 길이의 공격으로 기억하지 않는 작은 방법이다. 짧은 시간이 곧 가벼운 무게를 뜻하지도 않는다.

    참고 자료 · Slayer official: original ten-track order and album duration
  2. Raining Blood

    본편의 열 번째이자 마지막 곡이다. 음반 제목 《Reign in Blood》와 철자가 다른 곡명이라는 점도 구분해 두자. 선택 판본에서는 사 분을 조금 넘으며, 중간의 일 분대 곡보다 넓은 범위를 맡는다. 이 길이를 독립된 숫자로만 보지 말고 앞의 아홉 곡이 만든 압축 뒤에 놓인 시간으로 생각해 보자. 《Postmortem》부터 이어 들으면 마지막 곡에 들어가기 전의 경로도 함께 남는다. 강한 이미지 하나로 음악의 모든 변화를 설명하려 하지 않는 편이 좋다. 반복되는 기타의 모양과 드럼, 목소리가 어떻게 마지막을 만드는지에 관심을 두면 제목을 아는 것 이상의 감상이 가능하다. 이 곡 뒤에 보너스가 붙는 확장판과 달리 선택한 열 곡판은 여기서 끝난다. 곡의 끝과 음반의 끝이 겹치는 위치를 그대로 유지하면, 짧은 전체가 어떤 마무리를 택했는지 더 분명해진다.

    참고 자료 · Slayer official: original ten-track order and album duration

이어서 들을 음반

같은 1986년의 《Master of Puppets》와 비교하며, 긴 구간을 펼치는 방식과 짧은 단위를 압축하는 방식이 메탈의 다른 규모를 만드는 모습을 듣는다.

Master of Puppets ↗
참고 자료와 편집 안내

음반 정보는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감상 제안은 편집적 해석이며, AI 관점별 검수로 실제 독자 조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